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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대장정

[서평] 회심 - 김수정

 

[서평] 회심

-Jim Wallis-

김수정


  내가 죽었으면 다시 새 삶을 살아야 하고 돌이켰으면 새로운 곳을 향해야 함이 마땅하다. 그게 예수님이 허락하신 진리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소극적이고 개인적인 신앙은 회개로 가슴을 치고 나서 더 이상 어디로 나아갈 줄을 몰랐다. 세상적 가치관에 내가 매몰되는 것은 극히 경계해왔지만 정치적 문화적 이슈들 앞에 무기력했던 것이 많은 그리스도인들의 현실이 아닐까. 이 책은 나에게 정말 총체적인 회심을 향한 확신을 주는 ‘call’이었다. The call to conversion.

  지난겨울 SFC수련회 때 최철호(아름다운 공동체)목사님의 설교에서 우리는 전략적으로 승리하는 삶을 살지 모르지만 크게는 전술적으로 패배하는 삶을 살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들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말을 상기했다. 잘못된 길로 가는 도로를 재건하는 신앙을 가지고 나는 일희일비하며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생각하게 된다.

  개인 안에서 일어나는 회심은 내 주변과 이시대의 역사 속으로 파급력을 나타내야 함이 마땅하고 그렇게 하셨던 분이 예수님이셨다. 세상에 저항하며 목소리를 내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 하지만 분노의 원동력이 아니라 이미 승리하신 예수그리스도를 믿는 믿음 안에서 바보가 되는 것. 그것을 자유롭게 실현해 보고 싶다.

  하지만 그렇게 내 삶이 총체적 회심으로 나아가는 데의 핵심은 예수그리스도가 말씀하신 본래의 가치로 돌아가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나는 나 자신과 공동체 정도의 영역에 한계 지어진 신앙에 마취를 푸는 것이 필요하다지만 예수님의 복음은 개인의 경건과 구원에 한정 되는 게 아닌 것처럼 정치적 지향이나 제도적 변화에 한정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나와 하나님의 관계, 예수그리스도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 그리고 그분을 알아가면서 그분이 정말 내 삶과 이시대의 그리스도인들을 통해 바라시는 신앙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다. 누군가가 해석해서 먹여주던 신앙을 넘어서서 현실적 고민들 속에 하나님의 말씀을 적극적으로 가져오는 훈련을 하고 싶다.

  그것은 한편 정말 좁은 길이고 고난의 길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예수님 부활하셨음이 실질적인 위로가 됨을 체험하는 삶을 살고 싶기에 용기를 내고 싶다. 내가 알고 있는 한에서라도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외쳐보는 것. 그리고 세상도 정의와 평화가 물 흐르는 세상을 갈망하고 있다는 것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 더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바보 노무현’의 정직이 정말 정직을 위한 정직인지 확답할 수 없고, 그가 하나님나라 가치의 실현을 위해 그렇게 산 것이 아니었을 지라도 아직 세상은 그가 외쳤던 원칙과 가치들에 환호하고 눈물로 그리워 한다는 것은 명백하다. 세상에서 그런 존재가 되는 것이 너무나 필요하다. 그래서 또 희망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