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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대장정

[서평] '그리스도와 문화'를 읽고 - 이OO


하얀것은 종이요 검은것은 글씨다 라는 말이 정말 딱 맞는 책이었다.

그만큼 한 문단, 한 문단이 어려웠고 배경지식의 부족이 문제 됐을 뿐 아니라 앞 뒤 문맥을 통한

추론은 물론이거니와 사실적 표현에 대한 이해조차 쉽지 않은 책이었다.

정말 제 자신의 무식함에 한숨 나오는 책이었다면 딱 맞는 표현일까^^


책에서 소개된 저자인 리처드 니버에 대한 언급을 인용한다면 그는 형인 라인홀트 니버와 함께 미국신학애 큰 맥을 이루고 있으며 예일 대학교 동료인 한스 빌헬름 프라이와 함께 그의 신학은 종종 예일 학파로 불리는 후기 자유주의 신학의 주 원천이 되었고, 제임스 구스타프슨과 스탠리 하우어워스와 같은 대표적 윤리학자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그는 어렸을 때 독일 복음주의의 교회의 영향력 아래에서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이처럼 자세하게 책에 저자에 대한 소개가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부족한 나는 아는 학자가 한 명도 없었고, 독일 복음주의, 후기 자유주의와 같은 사조를 잘 모르기 때문에 저자가 어떤 내용을 쓸 지, 그 내용에 대한 저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그 내용이 나오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를 하나도 모른 채 책을 앞 뒤 문맥과 낱말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여서 읽어야 했기에 시간도 오래 걸리고 인내가 요구되는 책이었다.

우선 내가 파악한 저자의 중심 생각을 보면 그는 기독교 윤리의 신학적 유형을 5가지로 나누고 있다.



1. 문화와 대립하는 그리스도

2. 문화에 속한 그리스도

3. 문화 위에 있는 그리스도

4. 문화와 역설적 관계에 있는 그리스도

5. 문화를 변혁하는 그리스도


이렇게 구분하는데 물론 이것이 절대적이지는 않고 기독교 안에 있는 무한히 다양한 창조적 도덕성을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저자가 이 책에서 주장하려 한 내용이다.

각 유형에 구체적인 내용은 대표적 사상가를 언급하면 조금 쉬울 듯 한데 '문화와 대립하는그리스도'는 레오 톨스토이가 대표적으로 이 윤리의 핵심개념은 거룩함이다. 

'문화에 속한 그리스도'는 그들이 가진 기독교적 특성을 그리스도 안에 계시된 가치관과 규범을 자신의 문화가 가진 이성의 관점에서 해석한다. 예를 들어 존 스튜어트 밀은 산상수훈을 자신의 공리주의에 맞춰 해석하고 있다.

'문화 위에 있는 그리스도'는 종합론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세상의 가치들과 내세의 가치들을 조화하는 것인데, 토마스 아퀴나스가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문화와 역설적 관계에 있는 그리스도'는 이원론이라고 볼 수 있는데, 마르틴 루터 처럼 복음의 명령과 가치관이 도덕법과 사회법의 기능과 전혀 다른 차원에 속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문화를 변혁하는 그리스도'의 유형은 전환론이라고 볼 수 있는데 성경에서 바울의 모습을 그 예로 볼 수 있다. 하나님의 질서가 문화 안에서 타락된 상태지만 그리스도에 의해 그것이 회복된다는 이론이다.


독서라는 것이 사실의 이해에만 국한 된다면 1차원적인 독서라고 생각하는 데 이 책은 1차원적인 독서 조차도 힘든 책이었다.

부족하고 또 부족한 내가 이런 고전에 부딪칠 때 한 없이 작음을 느끼며 기독교 윤리와 그에 대한 파악을 조금이나마 했다면 유익했을 거라고 스스로 위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