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엘르베이터가 없어 휠체어를 탄 채로 4명의 도움을 받으면서 4층까지 올라왔는데, 엘르베이터가 없는 이 건물의 장애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라고 말씀하셨을때, 한번도 이 문제에 대해선 생각해 본적이 없어서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는 목사님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었어요.처음엔 캐치하지 못했지만 목사님은 아마도 이 사회가 장애인을 장애인으로 만든다고 간접적으로 말씀하신 것 같아요.
전 이번 강의를 통해 철저하게 느낀건 이거 딱 하나에요. 장애人도 나와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우리나라가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쩌면 나 한명에서부터 시작된 것일수도 있다는 거에요. 한명 한명의 인식이 쌓여 사회의 인식이 되는 거죠. 이번 시간을 통해 내 안에 알게모르게 갖고 있었던 나의 우월감을 깨뜨려줬어요.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세요? 전 제가 장애인이라고 차별한다고 생각해 본적 거의 없는 사람이에요. 제가 이 강의를 듣기 전에 배융호 라는 사람의 프로필을 보고 갔어요. 사진을 보고 장애인 분인걸 확인했을 땐 아무 생각 없었는데 이분이 목사님이라는 것을 보고 놀랬었어요. 그래서 강의가 시작하기전에 제 옆에 앉은 사람에게 "오늘 오시는분 목사님이시래요~"라고 말했더니 그 옆에 형제 한 분이 "그렇게 말하는 거 아마도 강사님은 싫어하시지 않을까요? 목사님일수도 있는데 그걸 일반인과 다르게 크게 생각하는 거 자체를 싫어하실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거에요. 그 말을 들은 순간 헤머로 머리를 쿵 하고 맞은 기분이었어요.
그 말 자체에 이미 내가 '차별'이라는 인식을 갖고 그런 말을 한 거잖아요. 나도 모르게 내 안의 우월감을 가지고 그들을 불쌍한 존재로 생각했던 오만이 있었던거죠. 내가 그들보다 특별히 잘난것도 없고, 그들이 나보다 특별히 못난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한 그들이 가지고 있는걸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을때 그들이 저를 충분히 장애인으로 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예를 들어, 전 끈기와 인내가 부족해요. (오늘아침에도 엄마한테 이 소리 들으면서 혼났어요.ㅠ너무 피곤해서 아침에 학원가기 싫다 그랬거든요...^^;;)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장애인 중에도 끈기,노력,인내를 가지고 일반 사람들이 해낼수 없는 일을 이뤄 내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들이 봤을땐 제가 장애인일수도 있다는 거죠. 우린 모두 다 다르잖아요. 그렇다고 우린 그 '다름' 때문에 동정하는 마음을 바탕에 깔고 서로를 대하진 않잖아요. 장애인과 우리도 마찬가지로 단순한 '부재의 차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그들을 인간, 인격체 하나로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강력히 들었죠. 이건 더 나아가 장애인 뿐만 아니라 이 시대의 소수자, 약자 모두에게 해당되구요.
이번 강의에선 단순히 추상적인 문제점과 해결책에서 그친것이 아니라 '소수자'들을 위한 구체적인 해결방안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던 강의 였어요. 구체적인 것들이 많아 일일히 다 나열하긴 힘들것 같아요. 그 중에 제일 시급히 개선되야 하는게 '인식'인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인식들이 먼저 바뀌어야만 이날 언급했던 구체적인 해결책들 보다 더 다양하고, 창조적인 해결 방안들이 많이 나올듯 해요.
목사님은 인식의 변화를 위해서는 '교육'의 기회가 있어야 함을 강조하셨고, 먼저 우리 크리스쳔들의 자세의 변화를 강조하셨어요. 저희가 이날 대사리에서 2시간 좀 안되는 강의를 통해 조금이나마 생각의 변화가 있었던 것처럼, 교회에서 이런 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뤄줬으면 한다고 하셨어요. 정말 100% 공감했어요.
마지막으로 모든 강의를 마치고 '자신이 생각하는 나의 장애성, 소수성, 다수성'에 대해서 쓰고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 생각보다 이 짧은 시간이 너무 솔직한 나눔들이 많아서 좋았어요.
같이 대사리 하는 사람중에 저와 성격이 너무 안맞아서(제가 생각했을때 저사람은 너무 다르다. 그래서 이상하다 라고 생각했던 부분들) 편견을 가지고 바라본 사람이 있어요.
이날 그 사람이 자신의 장애성에 대해서 나눌때, 제가 평소에 이상하게 바라봤던 그 모습들을 나누는 거에요.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그 모습이 본인도 인식하고 있었던 거고, 그것이 또한 본인이 장애성이라고 생각했던 거고, 그걸 또 직접 그 사람을 통해 듣게 되었을때의 그 기분! 너무 미안하고 내가 부끄러웠어요. 그 나눔을 통해 한 사람의 인격 그 자체를 바라보는 방법에 대해서 또 배웠어요. 그 사람이 장애성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내가 판단하고, 이상하게 보고, 그거 가지고 또 놀리고 장난쳤던 내모습.....그 사람이 자신의 그런 모습을 전혀 인식하지 못할 줄 알았거든요. 그 짧은 나눔들을 통해서 장애인을 넘어서 그냥 내 주변의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인정해 줘야 하는지 알게 되었어요.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해주는 것! 이건 정말 저에게 있어서 너무 큰 배움이었어요...
그 사람의 영혼을 보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영혼을 보기 전에 먼저 나와 동등한 인격적인 존재로 바라봐야 하는 것도 중요한것 같아요. 어쩌면 영혼을 본다는 것이 인격을 존중해 주고 인정해 준다는 것과 비슷한 것일수도 있을 것 같네요.
한주 한주 배우면서 느끼는건 진정한 사회적 리더는 마음이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자 인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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