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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리더십을 말하다

[강의후기] 장애 인권과 신앙인의 자세 (2) _신상린

미국 남침례교(Southern Baptist Convention, SBC) 해외선교국(International Mission Board, IMB) 한인선교전략가(Korean Mobilization Missional Church Strategist)인 신기황 목사는 늘 바쁘다. 뭘 하고 사는지는 일년에 4번 정도 수신되는 그와 그의 가족들의 근황을 알리는 이메일을 통해서나 알 수 있고, 가끔 MSN이나 전화통화가 되더라도 베트남, 중국, 혹은 미국 어딘가, 심지어 이름도 낯선 동남아 국가로 향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일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선교, 강연, 집회 등으로 보내고, 그를 위해 공중에 떠 있는 시간이 잠을 청하는 시간의 대부분이다. 선교사라는 직분과 책임은 그를 늘 바쁘게 만들고, 심지어는 목숨을 요구하기도 한다. 세 아이를 둔 한 가정의 가장이기도 하고, 이제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인데, 어디 신학대학 교수 자리라도 제안 받았을 법한데도 그는 아직까지 현업에서 날라다니고 있다.

 

지금까지 설명된 그의 일상을 놓고 보면 , 열심히 일하는 선교사구나.’ 라는 정도의 느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가 어릴 적 소아마비로 인해 한쪽 다리를 저는 장애인이라는 걸 알게 되면 그 느낌은 감탄이 되고, 감탄은 신앙적 동경심과 어우러져 존경심으로 연결된다. 비장애인도 소화하기 힘들만큼 힘든 일정들을 불편한 다리로 소화해내는 그의 열정 어린 모습에서 우리는 그가 목적으로 하지 않았던 초인(超人)스러움(?) – 감동까지 느끼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그러한 감동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하는 문제이며, 과연 그는 그 감동을 목적화하거나 혹은 수단으로라도 사용하고자 하느냐이다.

 

배융호 목사의 강연 중 저가 주목했던 포인트는 비장애인들이 무의식 중에 갖는 차별이 장애인을 더욱 장애인스럽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들이 도움을 원치 않는다거나, 사회 구조 안에서의 복지 프로그램들이 무의미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것들이 과연 장애인들을 위해 고려되고 설계 되었는지가 우선적으로 고민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쉽게 풀어 쓴다면, ‘원치 않는 선심정도가 될 것이다.

 

이에 먼저, 시작점을 바꿔보았다. 비장애인들의 입장에서도 편의성을 느낄 수 있는 시스템이나 프로세스가 기획된다면, 그 제도나 시도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고 생각됐다. 예를 들어, 건물을 설계할 때 계단이 필요한 곳에 우회 경사로를 만든다거나, 유사 제품을 디자인할 때 차별화를 줘 감촉으로 내용물 구분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i.e. Universal Design)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이 아닌 사회 구성원 모두를 위한 목적이 수반되면, 차별화된 목적이 아니라 공공성을 위한 목적으로 접근하게 되고, 이 경우 그에 필요한 예산, 비용을 집행하는 데에 있어 더욱 용이할 것이라는 판단도 들었다. 물론, 사회 구조 안에서 장애인에 대한 지원 방안은 당연히 경제적 측면에 대한 고려가 없이는 불가능하고, 이 경우 근래의 경제 위기, CSR Brand Identity 로의 연결 움직임 등은 분명한 위기로 작용할 수 밖에 없기도 하다.

 

또한, 시스템의 해결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 의식(인식)이라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 접근, 해소 방안은 아니므로, 배융호 목사는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교회 안에서의 교육을 통한 차별화 해소 방안을 언급했다.

 

저가 전적으로 동의한 이 방안은 다음과 같이 기획될 수 있다. 전 국민의 18% 이상을 차지 하는 한국 기독교의 양적 성장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각 교회 내 성경학교에 장애인에 대한 인식 제고, 봉사 및 협력 방안 등을 목적으로 하는 Curriculum 과 체계적인 procedure 를 기획하여,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신형)를 통해 표준화하여 제공하고, 여름, 겨울 수련회 등에 지역별 총괄 대회 및 집회 등을 진행하여, 유년기부터 장애인에 대한 인식 제고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유년기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 제고라는 일차적 목적을 달성함과 동시에 그리스도의 가장 큰 가르침인 사랑을 실천한다는 Originality 역시 가질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갖는 진정성을 잘 전달하면 한기총의 땅에 떨어진 신뢰와 위신 회복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들이 이런 사소한일에 흥미를 보일지는 미지수이지만.

 

이번 4주차는 대사리 입문 이후 최초로 진행된 Advanced and realistic lecture 로써, 현실적인 고민과 해결 방안으로써의 한국 교회의 역할을 고민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물론, 그러한 실천적 고민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지만, 적어도 그 필요성이라도 인식하게 한다면, 그 결론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