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적 리더십을 말하다

[강의후기] 포용과 배려의 사회적 리더십 (1) _신상린

학부 시절, 기독 청년들이 많이 모인다던 강남 모 교회 주일 예배, 유명하신 담임목사님은 다음과 같은 설교 말씀을 하셨다."마하트마 간디(Mohandas Karamchand Gandhi)의 원 종교는 기독교였으며, 비폭력운동은 산상수훈(Sermon on the Mount) 중 '원수를 사랑하라, 오른뺨을 치면 왼뺨을 돌려 대라'에서 착안한 것이며, 그는 예수처럼 살다간 대표적 크리스천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설교. 하지만, 그 정확도보다는 그 무례함에 혀가 내둘러지는 설교였다. 사실유무와는 관계없이, 한 나라의 대표적 종교지도자이자, 세계적 성인(聖人)을 당신만의 종교적 잣대로 지칭해버리는 그 단호함에 절로 박수가 쳐질 지경이었다. 2백여명의 대학생들이 빽빽히 들어 앉아있던 그 예배당안에 울려퍼지던 설교 말씀 안에, 그 목사님께서 말씀하신 산상수훈을 위해 예수님께서 직접 행하신 존중이나 배려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대학생 사회적 리더십 5주차 강연의 포인트는 넓게 보면 4대 복음서 전체에서 보여주고 있는 예수님의 행적, 좁게 보면 산상수훈의 현실 실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거기에, 김은혜 숭실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는 '진정성 없는 영광을 위한 노력은 가치가 없고, 방관하거나 심지어 인식하지 못하는 것도 죄에 포함될 수 있다.' 는 다소 충격적인 논리를 펼쳐놓았다. 결과론적으로는 전적으로 동의했다.

다시 간디로 돌아가, 예수님과 관련된 그의 제법 많은 명언들 중 간디를 찾아온 영국 선교사에게 답했다는 다음의 명언을 찾아보았다.

“첫째는, 당신네 선교사를 포함해서 기독교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처럼 살도록 하십시오. 그러면 기독교가 이 땅에 뿌리를 내립니다. 둘째는, 기독교의 가르침을 철저히 순종하십시오. 그 가르침의 품위를 떨어뜨리거나 저하시키지 마십시오. 그러면 기독교는 삽니다. 셋째는, 사랑을 강조하고 그것을 추진력으로 삼으십시오. 그것이 기독교의 중심사상이기 때문입니다.”

심오하지 않으니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이 답에 이 질문을 한 선교사가 어떤 답을 했을지 정말 궁금했었다. 1900년대 초 영국령이었던 조국 인도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그의 입장에서 기독교는 정치, 사회적으로 대립각을 세울 수 밖에 없는 존재였고, 훗날 그의 죽음으로까지 이어진 종교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그는 전 인도 국민을 아우를 수 있는 공공진리 혹은 공공의적을 필요로 했었을 것이다. 그런 그에게 힌두교 국가인 인도에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은 리처드 마우(Richard Mouw)가 말한 무례한 기독교의 극치로 받아 들여 졌을테고, 선교사는 기대한 응답에 비해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답을 얻었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그 선교사가 확신을 가진 자였다면 다시 스스로에게 물었을 것이다. "난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이 곳에 온 것일까?"

5주차 강의로 돌아와 김은혜 교수가 던진 정의 중 '그리스도인은 타자를 위한 존재 혹은 행동으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정의해야 한다'를 살펴보았다. 이 행동에 있어 배려가 없다면, 그것은 자신을 위한 것, 예수님이 말씀하신 열매 없는 삶이라는 논리로 연결되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겸손과 낮아짐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본인 삶의 충만함과 기쁨을 얻을 때 진정한 크리스천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시대 변화에 따라 변화되는 종교적 우선 가치에 있어, 작금의 시대는 분명 예수님의 삶을 크리스천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그 시대 변화는 대부분의 크리스천들에게 세상 가치의 집중을 요구하고 있고, 그것에 농락당할 수 밖에 없는 나약한 크리스천들은 월화수목금토 죄짓고 일요일에 회개하는 자기 만족을 반복하고 있다. 결론이 없는 반복, 필자는 그래서 양단 간의 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예수님을 따라가거나 혹은 포기하거나.

어쩌면, 이번 강의가 사실상의 대사리의 결론이 아니었나 싶다. 창의성, 소통, 공감과 배려. 4주 동안의 각각의 물줄기가 예수님이라는 하나의 강을 만난 것 같았다. 이젠 남겨진 결론은 바다로 흘러 나갈 것인지 아니면 그저 사방이 막힌 강에 고여 썩은 물이 될 것인가일 뿐. 결정은 필자 본인에게 달렸으나, 확신은 부족하기만 하다. 어떻게 하면 확신할 수 있냐는 필자의 질문에 광야교회 임명희 목사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형제님이 간절해야지. 그리고 인내해야하고."

'If you then, though you are evil, know how to give good gifts to your children, how much more will your Father in heaven give the Holy Spirit to those who ask him!' - Luke 11:13